실무 가이드시험자료 가이드2026.09.04
ISO 10993 생물학적 안전성 평가 — 시험을 발주하기 전에 정해야 할 것
ISO 10993-1은 '이 시험들을 하라'는 목록이 아니라 '위험관리 과정 안에서 평가하라'는 규격입니다. 그래서 순서가 중요합니다 — 재질 정보와 접촉 분류를 먼저 확정해야 필요한 항목이 나오고, 그래야 시험 견적이 성립합니다.
핵심 요약 — 생물학적 안전성에서 가장 자주 나오는 질문은 "어떤 시험을 받아야 하나요"인데, 이 질문은 한 단계 늦은 질문입니다. ISO 10993-1은 시험 목록이 아니라 위험관리 과정 안에서 평가하라는 규격이고, 그래서 항목은 재질 정보와 접촉 분류가 확정된 뒤에야 도출됩니다. 국내 근거는 「의료기기의 생물학적 안전에 관한 공통기준규격」(식약처 고시 제2025-40호, 2025-06-17 시행)입니다. 2026년 9월 확인 기준으로 정리했습니다.
순서가 뒤집히면 비용이 늘어납니다
실무에서 흔한 흐름은 이렇습니다. 시험기관에 연락해 "생물학적 안전성 시험 견적 부탁드립니다"라고 하고, 세포독성·감작성·자극성 세 항목 견적을 받아 예산을 잡습니다. 그리고 나중에 항목이 더 붙거나, 받은 성적서를 못 쓰게 됩니다.
원인은 하나입니다. 평가 항목은 제품이 아니라 인체 접촉의 성격이 정하는데, 그 성격을 확정하지 않은 채 시험부터 발주했기 때문입니다.
ISO 10993-1의 제목이 이 점을 그대로 말합니다 — 위험관리 과정 안에서의 평가와 시험. 시험은 평가의 수단이지 출발점이 아닙니다. 그래서 준비의 순서는 이렇게 됩니다.
- 재질 정보 확보 — 인체에 닿는 모든 부품의 재질을 특정
- 접촉 분류 확정 — 어디에, 얼마나 오래 닿는가
- 평가 항목 도출 — 분류에서 필요한 평가가 나온다
- 기존 자료로 소명 가능한 것 제외 — 사용 이력, 화학적 특성 규명, 기존 성적서
- 남은 것만 시험 발주
4번을 건너뛰면 안 해도 될 시험을 하고, 2번을 건너뛰면 해야 할 시험을 빠뜨립니다.
1단계 — 재질 정보가 없으면 아무것도 시작되지 않습니다
생물학적 안전성 평가의 입력값은 재질입니다. 그래서 재질 정보의 해상도가 전체 일정을 결정합니다.
"플라스틱"이나 "SUS304" 같은 수준으로는 부족합니다. 인체 접촉부라면 등급, 표면 처리, 코팅(예: 실리콘 코팅), 첨가제·착색제까지 특정되어야 평가가 섭니다. 부품이 여럿이면 접촉 여부를 부품 단위로 갈라 두어야 합니다.
수입 프로젝트에서 이 지점이 대표적인 병목입니다. 원재료를 외부에서 사입하는 제조원이라면 상위 공급사의 재질 성적서(Mill sheet 등)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하는데, 제조원 자신도 모르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리고 재질 배합이 핵심 기술인 경우 "영업비밀"로 제공을 거부하기도 합니다.
그러면 어떻게 되느냐 — 평가가 서고, 시험 의뢰도 기술문서 작성도 멈춥니다. 계약금을 이미 보낸 뒤라면 협상 카드도 없습니다. 그래서 유일하게 값싼 예방책은 계약서에 자료 제공 의무를 넣는 것입니다. 필요한 자료를 표로 만들어 계약 전에 제시하면, 제조원이 줄 수 있는지 없는지가 그 자리에서 드러납니다.
2단계 — 접촉 분류가 항목을 정합니다
접촉 분류는 두 축의 조합입니다.
어디에 닿는가
| 구분 | 예 |
|---|---|
| 표면 접촉 | 피부, 점막, 손상된 표면에 닿는 기기 |
| 체외와 연결 | 혈류·조직·체액 경로를 거쳐 간접적으로 닿는 기기 |
| 체내 이식 | 조직·골·혈류 안에 놓이는 기기 |
얼마나 오래 닿는가
| 구분 | 기간 |
|---|---|
| 순간·단기 접촉 | 24시간 이내 |
| 지속 접촉 | 24시간 초과 ~ 30일 이내 |
| 영구 접촉 | 30일 초과 |
이 두 축이 만나는 칸에서 평가해야 할 항목이 나옵니다. 예를 들어 시술 중 잠깐 찌르고 빼는 생검침·천자침은 대개 순간 접촉에 해당하지만, 혈액에 닿으면 혈액적합성이 얹히고 조직 내 유치 시간이 길어지는 구조라면 상위 분류로 올라가 요구 항목이 늘어납니다.
실무에서 자주 나오는 보완이 "접촉 분류가 실제 사용 시간과 맞지 않는" 경우입니다. 사용설명서에는 반복 사용이나 장시간 유치가 가능하다고 써 두고, 시험은 순간 접촉 전제로 받아 둔 식입니다. 그래서 접촉 분류는 사양서·사용설명서·시험 의뢰서에서 같은 값이어야 합니다.
3단계 — 어떤 항목이 나오나
ISO 10993 계열은 부(part)별로 평가 항목과 방법을 나눠 두고 있습니다. 자주 쓰이는 것들만 추리면 이렇습니다.
| 부 | 다루는 것 |
|---|---|
| 10993-1 | 위험관리 과정 안에서의 평가와 시험 — 전체 틀 |
| 10993-5 | 세포독성 (in vitro) |
| 10993-10 | 감작성 |
| 10993-23 | 자극성 |
| 10993-11 | 전신독성 |
| 10993-4 | 혈액과의 상호작용 (혈액적합성) |
| 10993-3 | 유전독성·발암성·생식독성 |
| 10993-6 | 이식 후 국소 반응 |
| 10993-7 | 산화에틸렌(EO) 멸균 잔류물 |
| 10993-12 | 시료 조제와 표준물질 |
| 10993-17 | 구성물질의 독성학적 위해평가 |
| 10993-18 | 재료의 화학적 특성 규명 |
세포독성·감작성·자극성은 접촉 유형과 무관하게 기본으로 검토되는 축이고, 나머지는 분류에 따라 붙습니다.
한 가지 유의할 점 — 자극성은 예전에 10993-10에 함께 있었으나 2021년 개정에서 10993-23으로 분리되었습니다. 오래된 성적서나 문서 양식이 옛 구조를 따르고 있으면 항목 대조에서 혼선이 생기므로, 인용하는 부 번호가 현재 구조와 맞는지 확인하는 편이 좋습니다.
그리고 국내 기준은 국제 규격 그 자체가 아니라 고시가 정한 판과 시험방법입니다. 「의료기기의 생물학적 안전에 관한 공통기준규격」이 ISO 10993 계열을 바탕으로 하되, ISO의 최신 개정이 곧바로 국내 요구가 되지는 않습니다. 적용 시점에 고시 본문을 확인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4단계 — 시험을 줄이는 정당한 경로
여기가 비용이 갈리는 자리입니다. ISO 10993-1은 모든 항목을 시험하라고 요구하지 않습니다. 평가가 필요하다는 것과 시험이 필요하다는 것은 다른 말입니다.
시험 없이 소명할 수 있는 경로는 세 가지 정도입니다.
① 기존 시험자료. 제조원이 이미 보유한 성적서입니다. 다만 "있다"와 "쓸 수 있다"는 다릅니다 — 시험한 재질과 조제 조건, 전제한 접촉 분류가 우리 제품과 같은지, 시험방법이 국내 기준규격과 맞는지를 대조해야 합니다. 인정 범위의 판단 기준은 해외 시험성적서 가이드에 정리했습니다.
② 화학적 특성 규명과 독성학적 위해평가. 재료에서 무엇이 용출되는지를 규명하고(10993-18), 그 양이 독성학적으로 문제 되지 않는 수준임을 평가하는(10993-17) 경로입니다. 동물시험을 줄이는 방향이라 국제적으로 비중이 커지고 있지만, 화학 분석과 독성 평가가 모두 필요해 항상 더 싼 길은 아닙니다. 제품의 재질 구성과 항목 수에 따라 판단이 갈립니다.
③ 재료의 사용 이력. 같은 재질이 같은 접촉 조건으로 오래 쓰여 온 근거가 있다면 평가에 반영할 수 있습니다. 다만 "널리 쓰인다"는 진술만으로는 부족하고, 근거를 특정해야 합니다.
세 경로 모두 공통점이 있습니다 — 판단의 근거를 문서로 남겨야 합니다. 시험을 하지 않기로 한 결정에는 왜 하지 않아도 되는지에 대한 설명이 따라붙어야 하고, 그 설명이 없으면 그대로 보완 사유가 됩니다.
멸균 기기라면 하나 더
EO(산화에틸렌) 멸균을 쓰는 기기라면 잔류물 시험(10993-7)이 세트로 따라옵니다. 접촉 분류에 따라 EO·ECH 잔류 허용량을 다르게 보는 구조라, 짧게 쓰는 기기라도 허용 기준 이내임을 성적서로 보여야 합니다.
여기서 자주 놓치는 것 — 실제 잔류량은 멸균 직후의 통기(aeration) 조건에 크게 좌우됩니다. 통기 공정이 멸균 밸리데이션에 포함되어 있지 않으면 성적서 수치가 나와도 재현성 소명에서 막히는 경우가 있습니다.
기술문서 안에서의 자리
생물학적 안전성 자료는 홀로 서 있지 않습니다. 재질 정보(원재료), 멸균 방법, 사용목적과 사용 기간이 서로 값을 주고받고, 그 결과가 기술문서의 논리 안에서 일관되어야 합니다. 접촉 분류 하나가 바뀌면 시험 항목이 바뀌고, 사용목적 문구 하나가 바뀌면 접촉 분류가 바뀝니다.
그래서 이 자료는 개발이 끝난 뒤 붙이는 서류가 아니라, 재질과 사용목적이 정해지는 시점에 함께 설계하는 자료에 가깝습니다.
흔한 반려·보완 사유
- 재질 정보가 "플라스틱"·"SUS304" 수준에서 멈춤 — 상위 공급망 자료 미확보
- 접촉 분류가 사용설명서의 사용 조건과 불일치
- 시험 시료의 조제 조건(10993-12)이 제품의 실제 형태를 대표하지 못함
- 제조원 성적서를 그대로 첨부 — 재질·조제 조건·시험방법 대조 없음
- 시험을 생략한 항목에 대해 생략 근거가 문서로 없음
- EO 멸균인데 잔류물 시험 누락 또는 통기 공정 미밸리데이션
진행 전 체크리스트
- 인체 접촉 부품 목록화 (부품별 재질명·규격·접촉 여부)
- 상위 공급망 재질 성적서 확보 경로 확인 — 계약서에 자료 제공 의무 반영
- 접촉 부위·기간 분류를 문서로 확정 (사양서·사용설명서와 같은 값인지 대조)
- 분류에서 요구되는 평가 항목 도출
- 제조원 보유 성적서의 재질·조제 조건·시험방법 대조 → 인정 범위 선별
- 화학적 특성 규명 경로를 쓸지 판단 (항목 수·재질 구성으로 비교)
- 생략하기로 한 항목의 근거 문서 작성
- EO 멸균이라면 잔류물 시험과 통기 공정 밸리데이션 확인
생물학적 안전성은 항목 수보다 전제를 맞추는 일에서 비용이 갈립니다. 제품의 접촉 부품 목록과 제조원 보유 자료 목록만 있으면, 어떤 항목이 필요하고 무엇이 이미 소명되는지부터 무료 사전 검토에서 확인해 드립니다.
자주 묻는 질문
- Q. 생물학적 안전성 시험은 어떤 항목을 하나요?
- 품목이 정하는 것이 아니라 인체 접촉의 성격이 정합니다. 접촉 부위(표면 접촉 / 체외와 연결 / 체내 이식)와 접촉 기간(24시간 이내 / 24시간~30일 / 30일 초과)의 조합으로 평가해야 할 항목이 도출되고, 그 결과 세포독성·감작성·자극성 같은 기본 항목에 혈액적합성이나 유전독성 등이 더해지거나 빠집니다. 그래서 시험 항목을 먼저 묻는 것보다 접촉 분류를 먼저 문서로 확정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 Q. ISO 10993 시험을 전부 다 받아야 하나요?
- 아닙니다. ISO 10993-1은 모든 항목을 시험하라는 규격이 아니라, 위험관리 과정 안에서 어떤 평가가 필요한지를 판단하고 그 근거를 남기라는 규격입니다. 기존 자료나 재료의 사용 이력, 화학적 특성 규명으로 소명되는 항목은 시험 없이 평가로 갈음할 수 있으며, 그 판단의 근거를 문서로 남기는 것이 핵심입니다.
- Q. 국내 근거는 무엇인가요?
- 「의료기기의 생물학적 안전에 관한 공통기준규격」(식품의약품안전처 고시 제2025-40호, 2025년 6월 17일 시행)입니다. ISO 10993 계열을 바탕으로 하되 국내 고시가 정한 시험방법과 판이 기준이 되므로, 국제 규격의 최신 개정이 곧바로 국내 요구가 되지는 않습니다. 적용 시점에 고시 본문을 확인해야 합니다.
- Q. 제조원이 가진 해외 시험성적서를 그대로 쓸 수 있나요?
- 성적서가 있다는 것과 심사에 쓸 수 있다는 것은 다릅니다. 시험한 재질·조제 조건·접촉 분류가 우리 제품과 같은 전제인지, 시험방법이 국내 기준규격이 정한 것과 맞는지를 대조해야 합니다. 전제가 다르면 결과값이 있어도 다시 받게 되므로, 발주 전에 성적서의 조건부터 확인하는 것이 비용을 줄이는 길입니다.
